안녕하세요. 

저는 기차를 사랑하는 5세 아이를 둔 대한민국의 평범한 양육자입니다. 

오늘, 모처럼 저희 가족은 아이와 함께 철도 박물관을 찾았는데요. 

앞으로도 자주 자주 찾게 될 이 공간 2층 전시실에서 시대가 요구하는 감수성 전혀 반영되지 않은

어처구니 없는 게시물을 발견하며 남편과 저는 참 많이 어이가 없었습니다. 

그것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철도가 좋은 100가지 이유 

특히나 더욱 불쾌함을 부르는 몇 가지만 나열해 봅니다. 

15. 잠을 푹 자도 깨워주니 좋다. 그것도 예쁜 승무원이..

17. 사랑스러운 아내는 내가 몇 시 기차를 탔다고 알려만 주면 정확하게 도착 시간에 날 기다린다. 

70. 새마을호 자유석에는 내 마음대로 예쁜 여자 (멋진 남자) 옆에 앉을 수 있다. 

86. 옆자리가 비게 되면 은근한 기대감과 야릇한 흥분이 감돌아 여행이 더.(중략)

99. 아무리 손님이 적고 장사가 안돼도 홍익회 아저씨는 셔터를 내리지 않는다. 

100. 옆에 앉은 남자가 집적거려도 밎지 않다. 

(맘에 들 땐 내숭, 미울 땐 차장님께 일르면 됨)

어떠십니까? 저는 읽다가 정말 뜨악했습니다. 

아이가 다행히도 글을 몰라서 못읽었으니 망정이지

정말 편견과 고정관념이 가득한 이 글을 같이 읽었다면 어땠을까? 

휴,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제가 이 게시물을 읽고 느낀 감정과 생각을 담당자님께서 공감하지 못하신다면 

그것은 공공기관에 근무하시는 분으로 성인지 감수성 교육 받으셔야 하는 부분입니다. 

요즘 사회에서 n번방을 포함해서 성인지감수성 부족해서 생겨서 많은 사건들이 일어나는데

이 모든 것들이 어렸을적부터 가족, 학교, 사회에서 잘못 형성된 성별고정관념, 편견 때문이라고 생각되는데요.

그러면서 특히나 철도박물관은 아이들과 양육자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인데 

이런 내용을 사람들이 무비판적으로 유머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만은 막아야겠다고 생각이 들더군요. 

아이를 양육하면서 어른들, 세상이 만들어 놓은 편견과 고정관념에 갇히지 않고 

있는 그대로 세상을 보는 눈, 존중하는 눈을 길러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같이 성평등 이슈 계속 나오는 상황에서 

아이들을 포함한 방문자들에게 특정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이렇게 뒤떨어진 게시물로 무의식에 각인할 필요는 없지 않겠습니까! 

더하여 철도박물관의 파랑이, 분홍이도 참.. 함께 고민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성인지 감수성은 필수적인 세상이 되었습니다. 

성평등은 유엔의 지속가능한 개발목표의 5번째로 그만큼 국제사회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슈인데요. 

성평등 달성 및 모든 여성과 소녀의 권익 신장이 2030년까지 인류가 보편적으로 노력해야 하는 5번째 목표인 만큼 우리 시대의 중요한 과제라는 것이지요. 

이렇게 중요한 과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우리 일상에서 세세한 것들부터 변화가 필요합니다. 

그 변화를 만들어가는데 철도박물관은 당장 2층 전시실 게시물부터 철거해주시기를 요청드립니다.

더하여 철도박물관의 전시내용을 성인지감수성을 반영하여 부디 다시 재검토해주시기를 요청드립니다. 

앞으로도 저희 가족은 아이와 철도박물관을 계속 방문 할텐데 

다음번 방문했을때는 부디 그 게시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철도박물관이 고정관념과 편견에서 자유로워 누구라도 편히 관람할 수 있는 

그런 문화 공간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입니다. 감사합니다.